지속가능한 토지이용과 개발
토지 이용 문제
토지 이용 관리의 목적
토지 이용을 통한 도시 관리는 도시 공간에서 행해지는 제반 활동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여 도시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도모하는 작 업이다. 도시 내 모든 활동은 특정한 장소를 중심으로 행해지며 서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이와 같은 장소적 제약과 여러 활동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여 현재의 문제뿐 아니 라 장차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이러 한 측면에서 도시의 토지 이용 관리는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로 요약되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 이용 관리의 목적은 크게 환경적 측면과 사회 경제적 측면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환경적 지속 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이란 토지의 적정 이용과 장기적 자연 자원의 보호를 지향하는 것이 고, 사회 경제적 지속 가능성(socio-economic sustainability)이란 현세대의 필요와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것이다.
토지 이용의 기초 이론
1) 전통적 개념의 도시 토지 이용 관리
도시 토지 이용 계획은 전통적으로 2가지 개념을 강조해 왔다.
- 어떤 활동을 어떤 장소에서 일어나도록 할 것인가를 결정함으로써 토지의 적정 이용을 도모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리적 계획(physical planning)과 토지 이용 계획안(land use plans)이 주요 수단이 된다.
- 토지 이용의 변화와 계획된 토지 이용을 위한 물리적 상태의 변화에 대한 개념이다. 여기에는 토지 이용의 재배치와 통폐합(구획 정리 등)이 주요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주로 오래된 지역을 대상으로 해왔다. 특히 토지 이용 관리는 공공 후 생의 증진을 궁극적 목표로 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공익 측면을 강조해 왔다.
건강성과 안전성
건강성과 안전성은 공익 중 최우선 고려 사항이다. 건강성과 안전성 측면의 공익을 보호하는 토지 이용은 개발 행위에 대한 억제를 겨냥한 규제 척도(regulatory measure)와 개발의 촉진을 겨냥한 개발 척도(developmental measure)로 분류된다. 규제 척도란 개발 행위에 대해 입지, 용도, 밀도, 규모, 건축 방식을 규제함으로 써 예상되는 스트레스, 질병, 사고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토지 이용을 통제하는 대표적인 예는 지구제(zoning), 토지 용도 전환 규제, 도로 및 기타 공공 시설물 건설용 토지 비축 등이다.
한편 개발 척도는 공공사업과 도시 재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들과 같이 개발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토지 이용 방안이다. 예컨대 어떤 지역의 사유지(유휴지이건 아니건)를 구입하여 국공유지로 만들어 개발에 필수적인 용수, 하수 처리 시설, 소방 시설, 교통 시설 등을 공급하기 위해 비축한다거나 위락 장소 나 저소득 임대 주택용으로 사용하는 것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특히 건강성과 안전성은 밀도 규제를 중심으로 한다.
편의성
편의성은 도시에서의 제반 활동이 편리하도록 토지 이용을 할당하는 것이다. 토지 이용에 있어 편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서 배치와 집약도가 관건이다. 토지 이용의 공간적 배치는 입지적 요인으로서 도시 토지를 용도별로 배치하되 각 용도의 토지들이 서로 기능적 연관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즉, 주거지와 직장, 주거지와 시장, 물류 시설과 도매 시설 등과 같은 상호 연관된 활동을 수행하는데 가장 편리하게 목적을 달성하도록 각 용도의 토지를 배치하는 것이다. 한편 개발의 집약도가 높을수록 관련 활동 간의 근접성도 높아질 수 있어 이동 거리 및 시간이 감소하므로 높아진다.
효율성과 에너지 절감
도시 토지의 용도별 활용은 도시의 제반 활동을 가장 효율적으로(혹은 최소의 비용)으로 수행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특히 에너지원이 점차 희 소하 게 되면서 에너지 효율적 토지 개발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인적·물적 이동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가능하도록 토지 이용을 분배함으로써 에너지 절감 효과도 거 둘 수 있다 학교와 위락 시설을 사용자가 밀접된 지역에 배치하거나 제조 업체들 주변에 유통 시설을 배치하는 등 관련성이 높은 활동 간에 근접성을 부여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환경의 질
토지 이용 관리상 환경의 질적 수준은 건강성과 안전성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익 요인이다. 토지 이용의 유형과 그에 따른 밀도를 배정함에 있어 하수 및 폐기물 처리 능력, 주변 지역에 대한 공해 여부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특히 모든 개발에 있어 환경과 개발의 조화가 강조되면서 환경 영향 평가, 교통 영향 평가, 주민 동의 등의 전제 조건을 요구하는 등 토지 이용 관리상 여러 가지 제약이 심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사회적 공평성과 사회적 선택
사회적 공평성은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직장, 주거지, 교육, 의료 등에 대한 균등한 기회 부여와 개발에 따른 혜택과 비용의 공평 분배를 의미한다. 사회적 선택이란 여러 가지 대안들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범위와 그 대안으로 인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집단의 참여 범위를 말한다. 토지를 관리하는 과정에는 사유 재산의 가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용도 변경, 토지 수용 등이 동반되기도 하고 토지 용도의 배치 과정에서는 부자촌과 빈민촌을 분리시키는 것과 같이 계층 간 군집화를 초래하여 일부 집단을 기회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도록 만들 수 있다.
쾌적성
쾌적성은 도시 환경이 거주하고, 일하고, 여가 생활을 즐기기에 얼마나 좋은가에 관한 것이다. 쾌적성은 개인 및 집단에 따라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측정 지표를 설정할 수 없는 문제는 있지만 도시의 경쟁력 수준을 가늠할 때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에 도시 토지 이용을 통제·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 토지 이용 관리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 개념보다는 지속 가능성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 서 현대의 도시 토지 이용 관리는 도시 내 토지 이용의 할당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인간 행태 간의 조화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꾀한다. 토지 이용은 토지 자체가 갖고 있는 내재적 · 잠재적 가치에 경제적·사회적 목적을 합리적으로 구현시킨 토지 환경적·정책적 가치가 결합되어 그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는 개념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토지 이용 관리를 알아보기 위해 그 실천 수단인 토지 이용 계획과 그 내용을 살펴보자. 토지 이용 계획을 통한 지속 가능한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측면뿐만 아니라 실행 측면에도 지속 가능성이 내포되어야 한 다. 이를 성취하기 위한 토지 이용 관리 방안의 몇 가지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환경 보전과 공간 계획 간의 정책 조정을 통하여 도시 생태계의 순환 기능을 유지할 것.
2 토지 이용 계획은 환경에 대한 악영향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둘 것.
3 토지 이용을 공간적으로 적절히 분배함으로써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산 | 업, 통행, 도시 구조로 유도, 궁극적으로 토지 자원의 고갈을 방지할 것.
4 토지 이용 관리는 어떤 용도에 어느 만큼의 토지를 할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
는 토지 할당이 도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가에 더욱 초점을 두어야 할 것.
5 신개발보다는 기개발지의 개발 밀도를 높이고 새로운 토지 이용에 대한 기회를 창출할 것.
6 원인·효과의 관계를 고려한 토지의 복합적 이용을 권장할 것
지속 가능한 토지 이용 방법으로서의 고밀도 토지 이용 : 옹호론과 비판론
도시의 토지 이용 패턴은 공간 구조와 활동 패턴을 결정하므로 토지 이용 계획은 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토지 이용을 고밀도화 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도시의 개념과 부합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저밀도 개발이 타당하다. 는 견해가 있다. 전자를 고밀도 토지 이용 옹호론으로 후자를 고밀도 개발 비판론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견해를 소개하기로 한다.
고밀도 토지 이용 옹호론
고밀도 토지 이용 옹호론에 의하면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한 토지 이용 계 획의 핵심은 도시의 모든 활동을 최대한 지역 사회 단위에서 충족될 수 있도록 토지 이용을 복합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교통에 의한 접근성보다는 근접성에 의해 접 근성이 높아지도록 도시 계획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근접성에 의한 접근성 제고는 주거지 근처에서 일하고 교육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토지 이용을 할당하고 시설을 공급함으로써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속 가능한 도 시 계획에서는 토지 단일 용도로 지정하지 말고 혼합 이용(mixed use)이 가능하도록 권고된다. 토지 이용을 단일 용도로 지정하면 밀접한 상호 의존 관계가 있는 활동을 공간적으로 격리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장거리 및 지역 교환형 교통 수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거지와 격리된 곳을 상업 용지로 지정하고 대형 쇼핑몰을 건설하면 승용차의 이용을 부추긴다.
이것은 에너지 사용의 증대 및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한편, 지방 정부에 거액의 도로 건설 비용 및 공공 서비스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며 나아가서는 도시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토지 이용은 필수 활동의 출발지와 도착지 간의 거리를 최소화하도록 상호 의존적인 활 동을 밀집시키는 고밀도 개발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신 전통주의와 맥 을 같이 한다. 즉,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의 교통 패턴으로 회귀할 수 있도 록 토지 이용을 할당함으로써 승용차 이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도보 및 자전거의 이 용을 기본으로 하면서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에 한해서만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세베로(Cervero)는 신 전통주의에 입각한 고밀도 개 발은 반드시 효율적인 대중교통 서비스와 결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고밀도 개발의 혜택은 국가 및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유럽 국가 연합이 1990년도 「환경 백서」에서 제시한 고밀도 도시의 장점을 열거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제반 활동을 용이하게 한다.
-쇼핑센터나 다른 편의 시설의 입지를 유인할 수 있는 충분한 지역 수요를 창출
-통행 수요를 공간적으로 집중시킴으로써 대중교통 수단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
에 승용차의 사용과 보유를 보다 어렵게 만든다.
-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단위 면적당 토지 가격을 상승시켜 지방 재정에 기여한다. 한편한편 오픈 스페이스도 시민의 심미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등 도시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므로 중시되는 토지 이용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 설계 분야에서는 오픈 스페이스 계획은 공간을 차지하는 개발(space-occupying development)을 탈피하여 정서에 맞고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설계(place-making design)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고밀도 토지 이용 비판론
고밀도 토지 이용은 지속 가능한 개발의 개념에 부합되는 토지 이용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가 않다.
고밀도 개발의 비판론자들은 토지 이용을 고밀도화하면 통행 거리가 짧아지는 것 은 사실이지만 통행의 편의성은 결국 통행 빈도를 증가시켜 교통 혼잡 및 대기 오 염을 증대시킬 수 있음을 지적한다. 또 고밀도화 된 공간에서의 오염은 이 지역의 거주자 및 통행자들의 공해 노출 정도 혹은 일인당 공해 노출 정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토지 이용 관리는 단순한 지표 이용 계획안(ground use plan) 이 아니라 도시민의 생활의 질을 제고하는 데 필요한 공간적 전제 조건을 창출하는 과업이 된다. 이들은 집중을 전제로 하는 고밀도 개발보다는 분산을 통하여 도시 내부 밀도를 감소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편다(Bae and Richardson,1993)
요약
토지 이용 밀도를 둘러싼 양극단의 논쟁은 나름대로의 논리와 합리성을 갖고 있다. 현실적으로 고밀도와 저밀도 개발은 완전히 상호 배타적이지도 않고 또 완전히 상호 보완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토지 이용은 관련 시설의 근접성을 확보하도록하여 불필요한 장거리, 지역 교환형 통행을 제거하여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또한 대중교통 수단의 사용을 증대시키는 반면 승용차의 사용을 억제하는 토지 이용 방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합의한다. 개발 밀도를 고밀도 혹은 저밀도로 개발하고자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점은 고려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고밀도 개발을 지향하는 지방 정부는 드물다. 왜냐하면 고밀도 개발은 쾌적한 삶의 질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쾌적성은 정 상재로서 소득 상승과 더불어 수요가 증대한다. 그런데 미래를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건설하는 데 있어 쾌적성을 저해하는 개발 방향은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별 무리가 없다.
-과연 고밀도 개발이 통행 거리를 단축시키는지 혹은 통행 빈도를 높이는지 속단하기 어렵다. 그리고 통행 거리를 단축시키려면 과연 개발 밀도를 얼마나 높여야 하는지 명확한게 밝혀진 바가 없다.
-과연 어떠한 형태의 도시가 가장 지속 가능한 개발의 개념에 부합되는지 명확하 게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다. 토지 이용 패턴에 따른 에너지 소비 수준 및 오염 수준, 교통수단 선택 등을 비롯하여 지속 가능한 도시에서 요구되는 사회, 경제 등의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전반적인 연구가 미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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